Wrox 출판사의 빨간색 PHP4를 밤 새워 공부하던 때가 벌써 25년 전이다. 직장을 옮기거나 이사를 하면서도 소중한 가보처럼 여겼던 책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PHP와 ASP를 공부하며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열정을 불태웠던 나는 교사, 골프용품 제작자, 커피 로스터, 작가, 수제 사탕 가게 사장을 거쳐, 다시 PHP 코드를 펼쳤다.
독학으로 빵을 공부하고, 커피와 함께 판매하는 일을 삶의 마지막 직업으로 삼겠다는 마음을 먹고 일 년 가까이 준비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시중에 없는 새로운 종류의 빵을 개발했고, 빵 가게 이름과 리플릿까지 준비해 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오픈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Wrox 출판사의 빨간색 PHP4를 밤 새워 공부하던 때가 벌써 25년 전이다. 직장을 옮기거나 이사를 하면서도 소중한 가보처럼 여겼던 책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PHP와 ASP를 공부하며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열정을 불태웠던 나는 교사, 골프용품 제작자, 커피 로스터, 작가, 수제 사탕 가게 사장을 거쳐, 다시 PHP 코드를 펼쳤다.
독학으로 빵을 공부하고, 커피와 함께 판매하는 일을 삶의 마지막 직업으로 삼겠다는 마음을 먹고 일 년 가까이 준비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시중에 없는 새로운 종류의 빵을 개발했고, 빵 가게 이름과 리플릿까지 준비해 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오픈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마무리하는 거야?'
그랬다. 그렇게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늘 자신에게 묻던 사람이 너무 쉽게 결론을 내려버린 것이다. 아직 건강하고, 총명한데 말이다.
새로운 길을 찾아 다시 걷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마크툽’, 즉 "이미 기록되어 있다"는 《연금술사》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에 의해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다면 어떤 선택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빵만 쳐다보다가 갑자기 세상 밖으로 나오니 어디로 가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2023년, 생성형 AI 소식이 세상을 도배할 무렵 나의 몸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프로그래밍 공부를 중단한 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혼자 일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챗GPT 유료 서비스를 신청하고 수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 성능에 크게 감탄했으며, 녀석과 함께라면 뭔가 새로운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비록 오래된 재능이지만,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작업이 가능했고, 필요한 버튼이나 배너는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AI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가며 첫 프로젝트로 AICREW라는 AI 관련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AI에 관한 각종 소식과 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였는데, 한 달간 가입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완전한 실패였다.
빵을 만들 때 든 생각처럼, IT 분야에서도 진입할 곳을 찾기가 힘들었다. 몇 날 며칠 머리를 싸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도 이미 누군가가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스타벅스와 몇몇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엑스, 인스타그램, 쓰레드, 틱톡까지, 손톱으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시장은 포화 상태였고, 나는 너무나도 낡아빠진 구식 프로그래머였다.
혼란스러운 생각으로 잠시 시간을 보내던 나는 빵을 다시 구워 한 입 깨물었다. 그러나 더 이상 설레지 않았다. 빵과 커피가 함께 하는 잔잔한 노후는 루저의 삶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시곗바늘이 멈춰버린 것같아 괴로웠다. 비참하고 우울했다.
그렇게 잠시 방황한 후 나는 매일 도서관에 앉아 있다. 7월 초부터 한 달이 넘게 새벽 4시쯤 일어나 밤 10시까지, 밥 먹고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코딩을 한다. 그동안 Claude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GPT와 셋이서 페니포스트를 만드는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신에 의해 우주 어딘가에 기록되어 있는 삶, 그저 열심히 걸어갈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 자아의 신화를 찾는 과정이니까.
[Penny Post 개발 이유]
1.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SNS의 필요성
덜 말초적인 컨텐츠 ==> 글
2. 사용자들이 SNS에 올리는 동영상, 사진을 저장하기 위해 엄청난 클라우드 공간이 필요하고, 거기에서 열을 시키기 위해서 탄소발생이 가속화 된다는 문제의식
3. 오래된 자료가 쓸모없이 남겨지는 것이 아쉽다.
==> 누적된 글을 분석하여 자신의 성향을 표현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오래전 연구했던 자연언어처리 프로젝트를 현실에 적용하게 될 줄 몰랐다. 모든 길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야.
[더보기] [모두 접기]